이전 글에서 필라테스 효과와 강사 선택에 대해
글을 썼는데 이번에는 강사의 전공에 대해 글을 적어봅니다.
2022.05.09 - [건강하게 먹고 움직이기] - 필라테스 효과 그리고 강사 선택
좋은 분을 만나 계속하면 좋겠지만
두 사람(저, 강사)의 상황, 일정이 지속적으로 맞기는 어렵더라구요.
제가 만나본 강사분들 전공이 다양했는데
개인차는 있겠지만 그래도 전공별로 특징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참고로 각 분야별로 세 분 이상과의 수업 경험 및 대화를 토대로 적어 보았습니다.
물리치료사
얼마 전부터 물리치료사를 하시다가 필라테스 강사로 전향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아파서 병원까지 갈 정도의 사람들을 만나 치료를 하시던 분들이다 보니
다양한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어 제대로 된 맞춤형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신체 구조를 설명해주시면서 동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거나
디스크 등 각종 질환의 전조 증상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주시는 것이 좋았습니다.
동작이 잘 안 되면 무리하지 않고 다른 동작으로 대체하는 것도 자연스러웠고요.
수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변화'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 전향한 지 얼마 안 된 분들도 많아 티칭 스킬이 부족한 분도 있었습니다.
스타일이 맞으면 상관없지만 저는 체험학습 하루 하고 다른 분을 선택한 적도 있어요.
운동 초보 또는 디스크 등 질환이 있는 분께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무용 전공자 또는 체대 출신
다양한 동작과 스트레칭을 해오던 분들이라 그런지
동작들이 다양하고 창의적인 편입니다. 일단 재미있죠.
무용을 응용한 동작을 해내면 전 그게 그렇게 신기하더라구요.
그리고 강사분들 보면서
'사람이 저런 동작까지 할 수 있고 저런 몸매를 가질 수 있구나' 하며
동기 부여 및 자극이 되었습니다.
다만 일종의 직업의식의 차이도 보였습니다.
원래부터 신체를 쓰는 것에 익숙하고 잘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수강생의 대부분은 운동을 '배우러' 온 것임을 잊고
동작을 잘 못 따라 하면 이해를 못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종종 있어요.
같은 설명만 반복하거나 본인이 시범을 계속 보여준다고
수강생이 바로 그 동작을 해낼 수는 없는데 말이죠.
물론 다른 방식으로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거나 다른 동작으로 대체하는 분도 있었지만요.
특별히 건강상 문제점이 없거나 원래 운동신경이 어느 정도 있는 분께
무용과/체대 출신 강사분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타 일반 전공자
의외로 위에 언급한 전공이 아닌데도
원래 운동을 좋아하셨거나 필라테스에 꽂혀서 강사까지 되신 분이 많더라구요.
'필라테스 강사'가 되기까지 제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루트가 아니어서일까요,
강사로서 고민을 많이 하고 열심히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성을 다해서 설명을 해주셔서 운동 초반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제가 운이 좋았던 것이었어요.
나중에 운동이 좋아서 강사가 된 분과 수업했는데
무슨 기합을 받는 듯하게 무리하게 진행하더라구요.
'이 동작은 안 되겠다'라고 말하면
'나도 그랬다. 하다 보면 된다'는 대답이 돌아오고요.
물론 길게 보면 맞는 말이지만,
전 무리하면서 빨리 배우고 싶지는 않아서
다른 분 수업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자격증
강사 양성하는 기관이 워낙 많다 보니
'유명 자격증' 보유 여부를 확인하라는 조언이 많은데요,
물론 어렵게 딸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일수록
노력을 많이 했고 검증이 된 사람이라고 신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하루 수업하고 안 하게 된 강사분이
물리치료사+유명 자격증 보유자셨거든요.
그런데 스타일이 안 맞으니 그분과는 수업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신뢰할 만한 자격증 보유자가 졸속 자격증 취득자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겠지만
저에게는 자격증 자체가 선택 1순위는 아닌 계기였습니다.
본인이 좋은 학교 나왔다고 누구에게나 좋은 과외 선생님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결론적으로 허리디스크가 있는 제 나름 선택 기준은,
물리치료사 출신 중 저랑 잘 맞는 강사가 1순위입니다.
다양한 환자를 만나고 치유해간 경험들이 저한테 딱 맞았습니다.
그 잘 맞았던 강사분이 다른 지역에 스튜디오를 오픈하셔서
더 이상 수업을 못 듣는 것이 너무 아쉬워요.
2순위는 전공 상관없이 강사 경력 5년 이상 하고 있는 분입니다.
실력이 없는 분은 오래 못 간다고 들었고 또 보기도 했거든요.
5년 정도 하셨다면 그래도 본인만의 강점이 있고 노하우가 있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수강생으로서는 강사의 전공, 자격증보다 '가르치는 노하우'가 중요하고
그 노하우는 시간이 만들어주는 것도 크니까요.
오늘은 필라테스 선생님의 전공에 대한 나름 경험과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