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뜨고 있는 식물성 우유.
식물성 우유가 열풍이라는 것은 '아몬드브리즈' 외에도 매우 다양한 아몬드 밀크와
다른 식물로 만든 우유들이 경쟁자로 나서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유'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다양한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습니다.
식물성 우유, 비건 우유, 대체 우유, 비건 밀크 등등.
영어권에서는 주로 plant-based milk 로 쓰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우유'가 '소의 젖'을 뜻하는데
식물성 우유를 풀어보면 '식물성 소의 젖'이 됩니다. 말이 안 맞죠.
그래서 영어 번역을 하다가 이름이 이렇게 된 것인지 Milk의 정의도 한 번 찾아봤습니다.
미국 FDA는 'Milk'를 '소, 염소, 양, 물소 등 건강한 우유를 생산하는 동물로부터 얻은 젖'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Food products made exclusively or principally from the lacteal secretion obtained from one or more healthy milk-producing animals, e.g., cows, goats, sheep, and water buffalo..."
아, 얘네도 마찬가지군요.
서구에서는 예전부터 소 뿐 아니라 다양한 가축으로부터 우유를 짜 왔기 때문에
염소, 양, 물소도 포함하여 범위가 넓게 정의하고 있는 것뿐이고요.
우리나라는 '산양유' 이런 식으로 따로 부르는 말이 있죠.
결론적으로 '식물성 우유'는 맞지 않는 말이 되겠군요.
유럽연합(EU)에서는 아예 식물성 '우유'라고 표시를 못하게 규정했다고 합니다.
'식물성 음료' 정도가 제일 적절한 단어일 것 같습니다만
아직 통용되는 단어가 없으므로 가장 직관적인 '식물성 우유'와
'식물성 음료'를 병행 표기하여 정리해보려 합니다.
등장 시기
최근 등장한 것인 줄 알았는데 무려 13세기부터 "우유 같은 식물 주스(milk-like plant juices)"라는
말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주로 유당불내증이 높은 지역에서 소비되어 왔다고 하고
각 지역마다 다른 형태의 식물성 음료가 있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아몬드, 중국에서는 콩, 동남아에서는 코코넛 이런 식으로요.
우유 먹으면 탈 나는 사람들을 위해 물에 있는 곡식/열매 등을 넣어 갈아 마시는 그림이 상상 가죠.
좋은 점
우리나라에서는 어렸을 적부터 먹었던 '베지밀'을 필두로 한 여러 '두유'로 일단 익숙하죠.
선생님이나 엄마가 '콩은 몸에 좋으니 두유를 마셔라'며 주셔서 먹기는 했지만
두유를 좋아한 친구들은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전 비교적 두유를 좋아했는데 나중에 높은 '설탕' 함유량을 보고는 아차 싶었습니다.
'콩밥은 맛없는데 두유는 맛있는 이유가 있었구나'
본론으로 돌아와서, 성인이 되어서 스스로 두유나 다른 식물성 우유를 찾게 되는 것은
유당불내증 또는 다이어트 목적일 겁니다.
유당을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부 유당불내증을 가진 분들에게는 우유 대체품으로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이 거의 없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할 때 주로 찾게 됩니다.
또 아몬드, 캐슈넛, 코코넛, 오트(귀리), 쌀 등 매우 다양한 식물로 만들어지는 만큼
영양 성분도 다양합니다.
사람마다 필요한 영양소는 다 다를 테니까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환경적으로도 소가 뿜어대는 CO2는 보통 식물성 우유의 3배라 하니
온실가스 배출 측면에서도 분명 식물성 우유가 나은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 연구는 없으니 식물성 우유가 우유보다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는
결론지을 수는 없겠지요.
영양성분 비교
식물성 우유 제조사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겠지만
주요 우유 별 영양성분 비교표를 정리해봤습니다. (출처: 하버드 보건대학원)
* 연두색: 우유에 준하거나 우유보다 좋은 구성 / 주황색: 낮거나 적을수록 좋은 영양소
왜 어렸을 적 엄마가 두유를 줬는지, 그리고 왜 아몬드브리즈와 오틀리가 많이 팔리는지 알 수 있는 결과입니다.
정리하자면,
칼로리를 생각한다면 아몬드, 코코넛
단백질을 생각한다면 우유만 한 게 없다. 아니면 두유를 마시자.
칼슘을 생각한다면 두유, 아몬드, 오트, 쌀 우유가 오히려 우유보다 좋다.
개인적으로 칼로리도 낮고 단백질이 그나마 있는 '햄프'음료가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참깨만 한 햄프 크기를 고려했을 때 음료로 만들려면
어마어마한 가격이 될 것 같습니다.
각자 필요한 영양소를 많이 포함한 식물성 음료를 찾아보시는 데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