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취업 (4) 정착 (집 구하기)

 

독일 베를린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도움을 준다 했지만 서류 준비는 본인이 해야 하니 하나씩 챙기고 있었고, 결국 혼자 모든 것을 처리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대부분 독일 입국 준비로 마음고생 많으실 텐데, 단계별로 간략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분들의 블로그 또는 다음 제 글(맨 아래에 링크 있어요)을 참고해 주세요.

 

10. 집 구하기 (제일 어려움)

지금까지 겪은 단계 중 집 구하기가 제일 어려웠어요.

집 구하는 과정은 한국이랑 다른데

1) 원하는 집을 찾은 후 2) 집주인/중개인에게 집 볼 수 있는 기회(뷰잉)’를 달라고 메시지를 쓴 다음 3) 간택받고 (이때부터 가능성 낮음) 4) 집을 보고 마음에 든다면 또 메시지를 보낸 후 5) 세입자로 간택받기 이런 식입니다. 이 과정 사이사이 마음 고생은 대강 그려지시죠.

독일에서는 한 번 세입자를 받으면 그 어떤 경우에도 세입자를 내보내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월세도 올리기 힘들다고 해요. 그래서 세입자를 까다롭게 고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고요..

 

, 독일에는 싱크대가 아예 없는 집도 많아요. 이케아에 가면 주방 설계하는 공간이 엄청 넓고 직원들이랑 다 상담 중이더라구요. 싱크대를 떼어 이사한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엘리베이터 없는 집도 많은 것 아시나요? 좋은 위치에 최근 깔끔하게 수리한 집인데 가격이 좀 싸다 싶으면 엘리베이터가 없을 겁니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우선순위가 있었지만 막상 닥쳐보니 그냥 빨리 들어갈 수 있는 깔끔한 집이면 된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집에서 계약하고 살게 되었습니다.

 

(후기 및 Tip)

처음에는 업체가 리노베이션 하여 시장에 내놓은 매물 사이트 위주로 봤는데, 나중에 이 사이트들의 매물이 너무 비싸다는 게 보여 immo24에 유료회원 가입 후 열심히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유료회원에게만 보이는 매물, 그리고 유료회원이 보낸 메시지만 상위에 노출된다고 하니 뭐 방법이 없죠 뭐. 결국 저도 유료회원에게만 보이는 매물로 계약했습니다.

 

집주인은 그저 꼬박꼬박 월세를 잘 내면서 깨끗이 살 사람을 원하는 것이고 메시지를 수백 통 받으니 이 부분에 중점을 둬서 메시지를 짧게 작성했습니다. 저는 영어 문장을 간단히 만든 다음 구글 번역기를 돌려 독어로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답장이 오더라도 여권사본, 고용계약서 등등 요구하는 서류가 엄청 많아요. 전 일단 고용계약서만 보냈어요. 그 사람들이 사기꾼 일지 어떻게 알아요. 저는 계약하기로 한 집주인에게만 여권사본을 보냈습니다

 

, 사기꾼은 2명 정도 봤어요.

사기꾼 1. 메시지에 Spain 이란 단어가 있길래 바로 아웃. 독일에서 집 구하는데 다른 나라 이름이 나올 필요가 없죠. 전형적인 사기 수법.

 

사기꾼 2. 내가 가본 거리에 존재하지 않은 건물 매물.

마음에 드는 매물은 저장해뒀다가 주말에 그 거리에 가봤거든요. 주변이 어떤지 봐야 하니까요. 근데 그 거리에는 딱 1개의 건물만 있는데, 그 주소에 있다면서 다른 건물 외관의 매물이 올라왔더라구요. 그래도 혹시 몰라 제 개인 정보를 뺀 그냥 뷰잉 가능하냐고만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런저런 서류를 본인 개인 메일로 보내라고 답이 왔어요. 5분 후에 immo24에서 사기로 의심된다며 개인정보 전송/이체는 절대 하지 말라고 메일이 오더군요. , 뭔가 사기꾼을 걸러내기 위한 일을 하는구나 싶어 사이트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했습니다.

 

Tip. 내 정보를 보내기 전에 매물이 있는 거리 가보기 - 많이 가보면, 이 거리에 이런 매물이 있을 리 없지! 라는 느낌이 생겨요.

Tip. 매물 자체를 많이 보기 - 매물을 많이 보면, 이 지역에 이 가격이 나올 리 없지! 라는 감이 생기구요.

 

Tip. 첫 해라면 furnished 매물 고려 - 마음에 드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보통 완전히 빈 집일꺼에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싱크대나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위치가 좋고 집이 깨끗해도 가격이 확 달라져요. 하지만 이런 집을 집 구하기 경력자들이 놓칠 리 없죠. 독일에 처음 거주하게 된 거라면 furnished에 살다가 1년 후 저렴한 빈 집을 구해서 나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일단 전 furnished로 구했는데, 독일 집, 환경이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니 독일에서의 내 성향, 취향을 파악하고 나중에 저렴한 빈 집을 찾아 내 취향대로 꾸며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Tip. 최종 월세 금액 확인 - 집을 찾다 보면 cold rent, warm rent (=cold rent + 부대 비용)라고 구분되어 있습니다. 보증금을 cold rent 몇 달치 뭐 그런 식으로 하던데, 결국 매달 낼 금액은 warm rent이고, TV를 안 봐도 '방송수신료' 명목으로 세금처럼 납부해야 하고, 인터넷 비용 등 어떤 추가 금액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Tip. 아래 사이트는 제가 초반에 자주 보던 사이트예요. 이 사이트들 매물은 장기 거주하기에는 비싸고, 어느 지역에 어느 매물이 있고 대략 가격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용도로 쓰시기에는 좋습니다. 이 사이트들과 immo24를 비교하시면 더 감이 빨리 생기실 거예요.

https://www.rahat-apartments.de/en/

https://white-apartments.com/

https://www.theblueground.com/

https://www.coming-home.com/en/

https://wunderflats.com/en

 

기타

- 그 어떤 경우에도, 계약서에 서로 사인하기 이전에 송금 또는 이체를 하면 안 됩니다..

- Dear Tom, 이런 식으로 내 이름으로 답장을 주면 그나마 간택받을 가능성이 있어요. 보통은 ‘‘관심 있는 이들에게이런 식으로 단체 답변이 오거든요.

- 개인이 올린 매물이 그나마 간택받을 가능성이 있어요. 부동산업체는 초반부터 요구하는 서류가 지나치게 많은 편이지만, 주인이 직접 올린 매물은 오히려 메시지만 읽고 조건 맞으면 뷰잉까지는 제안하더라구요.

- 이틀 뒤 연락 주면 그냥 너랑 계약하겠다, 뭐 이런 식으로 반응이 오면 그 매물은 잊어요. 이틀 후 연락했더니 집이 나갔다고 해서 어이없었는데, 며칠 뒤 부동산 중개인 이름을 바꿔서 같은 매물이 올라왔어요. 사기꾼인지는 모르지만 과정부터 깔끔한 거래가 좋겠지요.

- 아쉬운 것은 우리이지만, 또 돈을 줄 사람도 우리이니 너무 쫄지 말아요.


이렇게 제 독일 정착기는 마무리하려 합니다. 다른 블로그에는 없었던 내용들 위주로 적어보았는데 도움되시길 바라고, 맘고생 덜 하면서 정착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다른 글도 읽어보시면 도움되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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